안녕하세요. JJ입니다.

최근 모 작가님께서 쓰신 입장문을 뒤늦게 확인한지라, 저 역시도 뒤늦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.

처음 이 문제를 거론했을 때, 생각이 참 많았습니다. 일부러 상대 작가님의 필명, 작품명을 공개하지 않았던 것도 이 문제가 얼마나 예민한 문제인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. 하여, 메일을 통해 이해관계를 확인하려고 했고 그게 잘 되지 않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.

 저는 작가로서 유사성 문제가 얼마나 예민하고 심각한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. 제가 느낀 유사성은 스토리 구성이 아니라, 고유의 캐릭터성이었습니다. 

 2021년 지금 국내 GL에서는 <메인여주X서브악녀> 키워드가 클리셰로 볼 수 있겠으나, 2018년 초에 출간했을 때는 흔한 소재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. 물론 시간이 흘렀기에 2021년 현재, <메인여주X서브악녀> 키워드는 클리셰가 맞습니다. 

 하지만 그 외에 모든 장르 통틀어 마이너 키워드인 <키작공>, 반대가 끌리는 이유에서 포인트 장면인 <뺨 때리고 미안해서 우는 악녀>, 메인여주 별명이 <토끼>인 것, <집에 처음 악녀를 초대한 메인여주> 등 모든 유사성이 클리셰가 겹친 부분이라고 생각해야 할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.

제가 이런 이야기를 왜 구구절절 하는지 지겹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. 하지만 클리셰라고 인정하는 부분 외 유사성이 더러 발견되었음에도 저를 향한, 그리고 제 작품을 향한 공격이 날이 서 있기에 저도 계속 말씀 드리게 되네요.

 마지막 글을 쓰며 생각이 참 많았습니다. 저는 그저 평소처럼 GL 소설을 쓰고 연재하고 있었고 제 소설과 유사성이 발견한 문제로 대화를 나누었고 그 대화를 통해서 타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어서, 이 불편한 소재를 수면 위로 올렸을 뿐인데, 왜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이 오가며 제가 마치 모 작가님을 국내 GL 소설판에서 매장시키려 한다는 말까지 들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.

 제가 모 작가님 입장문을 한동안 메일을 확인하지 않아서 너무 늦게 확인했습니다만, 글을 읽고 나서 어쩐지-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역시 제 기분 탓일까요.

 저는 예전과 달리 조금 조용히 살고 싶고 아닌 일에는 입을 여는 성격이지만, 작품에 관해서는 다른 일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가 몰려왔습니다. 더군다나, 데뷔작이니까요. 다른 작품보다 스토리, 캐릭터 구성에 오랜 시간을 걸려 써내렸던 작품입니다. 

 사실 이제는 GL 소설을 쓰는 것이 두렵다는 생각도 듭니다. 그 이유는 저를 향한, 그리고 제 작품을 깎아내리던 분들은 아실거라 생각합니다.

 저도 눈이 있고 귀가 있으니, 전달 받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. 아무 생각없이 "나는 그 소설이 보고 싶은데, 왜 짜증나게 이런 일을 터트려?" 라고 말하는 분들, "흔한 소재일 뿐인데, 왜 예민하게 저래." 라고 하시던 분들, "사과 받았으면 됐지, 유사성 인정했으면 됐지." 라며 아무것도 아닌 일로 치부하는 모든 반응들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.

 저는 처음과 입장이 같습니다. 소설 간 유사성 문제는 매우 예민한 부분이고 그렇기에 유사성을 인정하셨다면 이것이 겹칠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. 차라리 플롯을 짠 문서를 보여 주시던가, 캐릭터를 구성하면서 짜둔 설정집도 충분히 있을텐데, 그 어떤 공식적인 문서가 없이 쉽게 긍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.

 또한 없는 사실을 만들어 퍼트리지 마십시오. 저는 모 작가님께 작품 삭제를 종용하지 않았습니다. 이제 신인 작가인 분을 제가 텃세를 부리듯 군 것도 아닙니다. GL 소설계에서 쫓아내겠다는 생각 해본 적 없습니다.

 제가 마치 가해자가 된 듯해, 기분이 꽤 복잡하네요. 그동안 이 불편한 화제에 지친 모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.

 좋은 밤 되세요.

 

 

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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